각설하고 먼저 내 스펙은 이렇다.
다이어트 이전(11월 14일 이전) - 175센티미터, 101kg, 허리둘레 41인치, BMI 32.98(정상 25미만, 고도비만) 체지방율 33.4(정상 10.0 ~ 15.0, 체지방 과다)
우리 나이로 41살, 5년 전 돌씽이 되어 혼자 살고 있고, 15년간의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내년 4월경 창업을 준비하며 지금 자기 계발 시간을 갖고 있는 중이다. (전략적 백수라는 얘기다. ^^;)
이상이 불과 한 달 전인 11월 14일 다이어트 하기 이전의 나의 스펙이다. 물론 나보다 더한 뚱땡이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이 정도 몸매라면 대한민국 상위 10% 안에는 족히 드는 뚱땡이 그룹에 속하지 않을까.
몸이 저 정도 되니까 온몸이 여기저기 뻐근하고 뒷골이 땡기는 것이 이거 혹시 40대 이후에 잘 걸린다는 뇌출혈, 심근경색, 당뇨 등 온갖 병들이 따라 다니지 않을까 걱정됐다.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건강하다고 자부했던 몸이었지만 그건 이미 지나간 옛일. 나도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심각한 단계라는 판단이 들었다.
게다가 에피소드 하나.
연초에 양복을 한 벌 사러 아웃렛 매장이 몰려있는 가산 디지털 단지역 부근에 갔다. 양복 매장을 가서 허리 40인치, 상체 사이즈 110을 기준으로 옷을 고르려 하니 맞을 것 같은 옷도 작았다. 결국 10여군데 매장을 돌아다니다가 한 군데서 품이 좀 넓게 나온 옷이 있었는데 40인치인데 배가 꽉 끼어 도저히 입기가 불편했다.
결국 그 매장에서 품을 조금 넓혀 준다길래 고맙다며 샀는데 왠지 궁색하기도 하고 기분나쁘기도 한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나보다 더한 뚱땡이들은 양복을 어떻게 사서 입는단 말인가. -_-;;;
그래도 살뺄 생각을 안하고 근 10여개월을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한계에 다달았다고 판단된 것이 내가 살고 있는 봉천동 낙성대 부근에 농협이 없어 사당역 부근에 있는 농협을 가는데 약 1.2킬로 정도 되는 거리(중간에 까치고개라는 약간 언덕이 있음)를 걷는데 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헉헉 거리는 폼이 이건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 싶어 인터넷을 통해 다이어트에 관한 이런 저런 정보를 습득하던 중에 걷기운동이 다이어트에도 좋고 건강에 최고라는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동네 대로변에 있는 J 휘트니스클럽을 큰 맘 먹고 6개월 회원권으로 등록했다. 걷기운동은 길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11월 넘어서서 곧 겨울이 다가올텐데 매일같이 꾸준히 하려면 아무래도 헬스클럽이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
휘트니스클럽 비용은 6개월에 26만원 + 개인락커 3만원 + 트레이닝복 3만원 합계 32만원이었다. 생각보다는 좀 저렴했다.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이 정도는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예전에 헬스클럽을 한 달 끊어놓고 3일 가고 안 간 기억 때문에 이번에는 기필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가서 본전을 뽑으리라는 결심을 굳게 했다. ^^
11월 14일 아침, 드디어 첫날이다. 휘트니스의 여자 트레이너는 체성분을 분석해주고 처음에 무리한 운동을 하지 말고 사이클 30분(평균 시속 25킬로 정도), 걷기운동 40분(평균 시속 7킬로 안팎)을 하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우선 시키는데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렇게 했다.
만만하게 봤던 사이클도 30분을 타는데 평소 운동을 안하다가 했던지라 허벅지가 뻐근해 오는 것이 영 힘들었다. 시속은 평균 20킬로를 내기가 힘들었다. 옆에서 한 아줌마가 사이클을 타는데 26 ~ 7킬로 정도의 속도로 타는 모습을 보니 순간적으로 자괴감이 느껴졌다. 아.. 내 몸뚱이가 이렇게 망가졌었구나. -_-;;;
겨우겨우 사이클 30분을 타고 난 후 런닝 머신에서 걷기를 하는데 시속 7킬로로 맞춰놓고 타보니 너무 빨라서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하향 조정하는데 결국 5킬로까지 내려가서야 따라 잡을 수가 있었다. 이런 덴장 ~~~!!!
그렇게 사이클과 런닝머신을 타고 난 후에 내 체력 상태에 대한 실체를 알고 난 후 샤워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언덕길은 왜 이렇게 가파른지.. 집에 와서 식사를 하면서 마음 속에 괜히 시작했나. 그냥 이대로 뚱땡이로 살아갈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니지.. 어떻게 평생 이렇게 살아가나. 나도 비록 40대에 접어든 몸이지만 건강한 몸짱으로 다시 태어나서 멋지게 살아봐야지라는 생각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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