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다이어트를 시작했을 때, 혹은 운동을 막 시작했을 때(혹은 과로를 했을 때) 살이 잘 빠진다고들 하십니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끝낸 직후(혹은 힘든 일을 끝낸 직후)에 갑자기 체중이 확 늘어나고요. 보통 '물이 빠진다'라고들 말씀하시는데 이건 그냥 운동 직후 땀으로 빠지는 수분과는 약간 다릅니다. 이 시기 체중변화는 글리코겐 저장량의 증감에 따른 것입니다.
그러면 일단 글리코겐이 무언지를 아셔야 하는데,
글리코겐은 포도당에 이어 몸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소비하는 에너지원입니다. '동물성 탄수화물'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탄수화물로 g당 4kcal를 냅니다. 포도당에 이어 제일 먼저 대사하는 에너지원인 만큼 보충 역시 최우선으로 됩니다. 글리코겐은 간에 100그램 정도, 근육에는 200~400그램 정도가 저장될 수 있고, 운동량과 식사습관, 근육량에 따라 글리코겐의 저장량은 증감합니다. 마라톤, 사이클 등 지구력 위주의 운동선수들이 시합 직전 훈련량을 줄이고 단백질->탄수화물을 순서대로 과다량 섭취하는 '글리코겐 로딩'을 하는 것이 글리코겐 탱크를 최대로 키워 채우기 위한 작업입니다.
많은 분들이 웨이트 후에 유산소를 하는 것이 글리코겐을 다 소모했기 때문에 지방을 태우는 것이라 알고 계시지만, 사실 체내 글리코겐의 총 에너지량은 수천 kcal에 달하기 때문에 마라톤이나 철인3종경기같은 것을 제외하면 일상적인 웨이트 운동 한 번에 전신의 글리코겐을 모두 소모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정말로 글리코겐이 고갈된 것이라면 그때는 무조건 운동을 중지해야 합니다. 마라톤의 경우 소위 '마의 지점'인 32km지점에서 글리코겐이 고갈되는 것으로 보고, 그 뒤로는 단백질과 지방만을 태우면서 달리는 것이기 때문에 마라톤 선수도 몸 보호를 위해 훈련시에는 32km를 넘기지 않습니다.)
이 '글리코겐 탱크'의 역할은 많습니다. 일단 혈당에 이어 2차에너지를 공급하는 수단이고, 칼로리를 약간 과하게 섭취했을 때 바로 지방으로 쌓이지 않고 중간에서 완충해주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글리코겐은 쉽게 에너지화되는 좋은 에너지원이지만 단점이 하나 있는데, 체내 저장시 많은 물을 필요로 한다는 점입니다. 글리코겐 1그램의 저장에는 3그램의 물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다이어트 초기,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했을 때 1차로 필요한 글리코겐이 우선 대사되어 없어지기 때문에 이 글리코겐 탱크가 비면서 저장에 소요되었던 물도 함께 빠지게 됩니다.
체내 글리코겐의 양을 5백그램 정도로 보았을 때 약 2,000kcal 정도의 에너지가 수분까지 합치면 2킬로그램의 무게에 실려 있는 셈입니다. 지방의 경우 7,700kcal가 1킬로그램에 실려있는 것에 비교하면 단위 에너지당 7배가 넘는 중량을 차지하는 셈입니다. (지방의 저장에는 별도의 수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글리코겐이 소비되는 동안은 1~2킬로 정도는 아주 쉽게 빠지게 됩니다.
반면 글리코겐이 채워지고 있는 동안에는 특별히 체지방이 늘지 않아도 글리코겐(+수분)의 충전만으로도 체중이 2킬로까지 급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힘든 운동이나 업무, 혹은 다이어트 기간 동안 갑자기 줄었던 체중이 정상생활에 돌아오면 며칠만에 확 늘어나는 것이 이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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